그가 돌아간 자리에 선물이 남아 있었다. 스노우 볼이었다. 안에는 정교한 대관람차가 들어 있었다. 뒤집으니 금빛과 은빛, 꽃 같은 색색의 조각들이 휘황하게 흩날렸다. 축제날 쏟아지는 꽃잎과 색종이와 금과 은 가루와 환호성처럼. 아름답게 반짝이는 조그만 세계.
잔인하다.
이바라키 미야는 생각한다.
평생을, 벗어날 수 없을, 꿈을 되살리는 대관람차.
어두운 강 너머에서 바라보던 금빛 유원지의 몰락.
그는 왜, 어째서 이런 것을 주었을까. 모든 것이 무너졌던 세계 최후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 그때 내가 모든 것을 잃어버렸으니까? 자신만이 곁에 남았다는 것을 주지시키기 위해서?
모든 빛나는 것들이 축복처럼 여전히 어여쁘고 잔잔하게 떨어지고 있다. 미야는 그 세계의 눈이 깔린 것처럼 흰 바닥에 무언가가 새겨져 있음을 발견한다. 글씨, 아름다운 필기체로.
그대를 꽃으로 파묻기 위하여
나는 태어났노라